Small Grey Outline Pointer 花吹雪
수몰지구
2019. 8. 3.

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
서둘러 댐을 쌓았다

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
피해주기 싫었다

막힌 난 수몰지구다
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
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

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
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

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은 오고 소나기 내리고
흘러 넘치는 미련을 이기지 못 해
수문을 연다

콸콸 쏟아지는 물살에 수차가 돌고
나는 충전된다

인내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기를
꽃 피는 너의 마당이
잠기지 않기를

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
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

 

/전윤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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